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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가 없는 나무는 자기 수명을 다한다

돈은 피상적 가치 너머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GDP가 전반적인 국력을 나타내지만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생략하는 것처럼, 금전적인 가치 또한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뛰어난 애널리스트가 평가를 내린다 하더라도, 수익성 모델 안에는 많은 가정과 예상치가 포함되어 있어 실제 기업의 가능성과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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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하여

학생 때는 소설이나 신문에서 나오는 쓸쓸한 가장들의 모습은 나에게 와닿지 않았다. 사회비판의 요소가 과하게 더해진 풍자라고 생각했다. 일찍 퇴근하시는 날 저녁식사를 같이 하며 나누는 대화, 여유로운 주말에 함께 하는 운동은 나에게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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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조금이라도 기름진 음식을 먹은 날은 더부룩한 속을 달래려고 애쓴다. 예전에는 그래도 반나절이면 괜찮아졌던 것 같은데, 이제 매일같이 찾아오는 소화불량은 다스리기는커녕 이에 굴복하게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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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prit Nouveau

지난 12년간 나는 매년 적어도 1명의 룸메이트와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했다. 기숙학교에서 4년, 군대 2년과 대학교 4년에 직장생활 2년 동안, 나는 학교 기숙사 방, 막사 생활관, 거실에 간이벽이나 커튼을 세워 만든 방 등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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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하는 시간

나는 종이책을 좋아한다. 새 책에서 나는 종이 냄새와 페이지 넘기는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주말 아침에 사람이 적은 카페에서 읽는 책들은 멀리 가지 못하더라도 잠깐이나마 휴식과 여행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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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은 말이야

문자는 대화 같이 가볍게 주고받지만, 동시에 말처럼 뱉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편지처럼 기록에 남지만, 그만큼 길게 설명할 여유는 없다. 그래서 애늙은이인 나에게는 더더욱이 독특한 매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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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굳세어라

우리는 해변을 따라 걸으며 지나온 한 해의 기억을 되짚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에 대하여 대화를 나눴다. 직장과 학업에서 더 좋은 결과를 위하여, 건강한 한 해를 위하여, 그리고 자신을 더 사랑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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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획은 없다

주방 밖의 일은 저울로 가늠할 수 없고, 충분히 설계한 목표도 틀어지기 마련이다. 완벽하게 마쳤다고 느낀 프로젝트의 고객사가 몇 달 후에 문제제기를 하거나, 몇 번씩 검토하고 제출한 여권 서류가 퇴짜를 맞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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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

내가 서투른 방식으로 세운 가시는 사람들을 밀어냈고, 오히려 안에서 더 갉아먹기도 했다. 반면 모두에게 진심으로 대한 할아버지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있었다. 자주 웃으시는 당신의 모습 뒤 배겨진 굳은살을 알게 된 것은 안타깝게도 기억을 잃어가실 때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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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식당

한국에 기사식당과 백반집이 있다면 미국에는 Diner가 있다. 늦은 저녁이면 문을 닫는 식당들이 많은 미국이지만, Diner만큼은 밤낮 구분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는 저렴한 가격에 계란, 소시지, 베이컨 등을 팔고, 나머지 시간에는 햄버거나 수프 등 식사들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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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속의 작은 대화

아이들은 Small Talk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화의 가능성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서 행동보다는 관찰에 능해지고, 경험으로 인한 두려움도 많아지면서, 대화에 대한 무게를 더 두려 하는 경향도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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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여유

성과를 쌓고 연차에 따라 높은 지위를 쟁취하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수입보다 금융소득이 앞서는 시대가 왔고, 이제 사람들은 몇십 년 후의 안정을 약속받는 것보다 현재에 즐기고 계발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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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안경 벗고 세상 읽기

해석은 문학의 본질적인 내용보다 겉모습으로부터 먼저 자라난다. 개념을 나타내기 위하여 쓰인 단어가 되려 그 원래 의미에 족쇄를 채우고, 도리어 왜곡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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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폐광촌

서부개척시대는 미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오래전 유럽인들이 정착한 동부와 다르게, 척박한 환경에서 무법자들과 싸우며 살아남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금광과 석유로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원주민 학살로 물든 시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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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멀지만, 한국보다 가까운

많아봐야 4차선이 전부인 Mahattan과 달리 뻥 뚫려있는 남서부의 도로는 시원시원하다. 교통체증이 별로 없으니 경적소리도 적어 쾌적하다. 나는 여행객 티를 내며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담으려 쉴 새 없이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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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시계

몇 년 전 약해진 할아버지께서 강하게 내 손을 잡았던 것이 기억난다. 침대에서 일어나실 힘은 없어도, 손아귀의 힘은 강했다. 가족의 연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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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긴 바닷가

출근길에 사들고 나선 커피는 사무실에 도착할 때쯤 다 식어버리곤 한다. 추운 계절을 좋아하는 나지만, 살을 에는 바람이 거세게 부는 요즘에는 맑은 하늘의 여름 해변가에서 맞는 따뜻한 바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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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의 한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도태된다. 나 또한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숨이 찰 때도 있다. 허덕이는 와중에도 그런 속도를 남에게 요구하기도 하고, 잠깐의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닦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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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

일자리 수는 늘어나지만, 함께 불어나는 학자금과 생활비는 신입의 월급으로는 버겁다. 앞으로 짊어져야 할 짐은 무거워지고, 경쟁은 심화되는 요즘에 고등학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들에게 주어진 앞길은 막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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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의 20세기 추억

비가 질척하게 오는 날에는 거리 냄새가 더 물씬 난다. 도시 구석에 있는 마지막 한 조각까지 철저하게 코를 찌를 때, 나는 자동차 경적 소리나 빗소리 위로 다른 이야기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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